SEPAFUTURISM


PROJECT TEAM PEARL


Sepafuturism은 인간 진화의 방향성인가? Sepafuturism은 언어의 진화 과정에서 분절성이 선택된 이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언어는 분절되어 있고 이는 실재를 왜곡한다. 언어로 구성된 모든 것, 인간의 모든 정의, 규정되어 분절된 모든 요소에 이미 그것은 내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언어의 문제인가? 인간의 의식은 언어로 대변되며 동시에 언어에 제한된다. 현재 언어가 분절성을 띠는 것은 의식의 한계에 가깝다. 인간 의식은 정보를 분절하여 인식하며 이를 재구성하고 편집하여 완성한다. 그러나 인간은 존재한다고 확실시되는 모든 물질 중 20%도 인식할 수 없지만 인간 의식은 이를 완전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진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하나를 이루는 것들이 양립하지 못하고 별개로 인식되곤 한다.
이를테면,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은 마치 두 가지 상반된 개념이 공존하는 것으로 표현되지만 실제는 구분된 개념이 아닌 질량에 따라 어느 한쪽에 가까운 성질을 나타내는 스펙트럼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시간과 공간, 질량과 에너지처럼 이질적인 개념은 본질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다.


진화 과정 중 어떠한 계기로 해당 특성이 선택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우리와 함께 하는 노화나 죽음처럼 종 전체의 생존에 유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해당 특성은 4차 산업 혁명 이후 변화된 환경에서 인류를 극단으로 이끌고 있다. 인간은 한정된 정보를 빈틈없이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알고리즘은 인간에게 한정되고 편향적인 정보만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식의 분절성은 앞으로도 인간 생존에 유리한가?


Afrofuturism, Gulf futurism 그리고 Sinofuturism을 참조하여 Sepafuturism
프로젝트 팀 펄이 그리는 미래 모습으로, 분절된 세상에 대한 비판적이며 장난스러운 접근이다. Sepafuturism은 특정 극단에 대한 옳고 그름의 문제로 오인되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옳고 그름, 극단과 분절성 그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된 Science Fiction 이다.





PT-BANG


양자 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플랑크 시간 내에 발생한 PT-BANG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기점을 전후로 기존의 인간에 의해 조작되던 가상 현실이 인간으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PT-BANG으로 많은 생물이 가상 현실로 편입되었고,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맞닥뜨렸다. 이때 가상 현실로 편입된 생물종 중 약 80%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하였기에 생물학적으로 이 사건을 ‘7차 대멸종 사건’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상 현실에 적응한 20% 동물도 대체로 생태적 특성이 급격하게 변화되었다.
대표적으로 ‘피어리(Peary)’의 경우 PT-BANG 이전 조류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심해에 위치한 진주아파트에서 군집을 이루고 독립적으로 생활한다. 피어리가 지닌 대칭성*이 가상 공간으로의 물리 법칙의 극단적인 변화로부터 완충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어리는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부유할 수 있고, 라비린스**라는 기관으로 물속에서도 호흡이 가능하다. 진주아파트 공용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는 피어리는 주로 가면을 쓴 모습인데 가면의 형태에 따라 피어리의 성향도 달라진다. 또한 다리가 없고 머리와 몸통으로 나뉜 몸, 기능을 잃은 날개 등을 특징으로 한다.



*실제로 방사 대칭인 극피 동물은 40% 이상 살아남았다.

**라비린스: 물속에서도 공기호흡이 가능한 기관으로 주로 얕은 물에서 기능한다.